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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큰 별선생님인 저자의 한국사 강의를 참으로 좋아했다. EBS에서 강의를 할 때 매번 마지막에 그 주제의 모습들을 통해 교과서적인 역사가 아니라 역사를 통해 이 시대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내용들을 보여주는 게 좋았다. 그 내용들을 보면서 저자가 역사에 임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었다. 고전을 통해 현재를 통찰하듯 오늘날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실용적인 역사 용법이라는 저자 다운 책이 출간된 듯해서 정말 고민 없이 골랐다. 그리고 왠지 눈물이 나게 하는 책이었다. 매번 연대표를 외우고, 문화재, 왕의 업적을 외우는 역사가 아니라 이를 통해 길을 잃고 방황할 때 마다 역사에서 답을 찾은 저자의 고민의 흔적들이 보이는 그런 책이었다. 22가지의 이야기 들이 있지만 각 소주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을 위주로 정리를 했다. 가장 인상에 남는 내용은 아무개의 이야기다.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아무개가 나온다.

나라가 여러 강대국들에게 이권을 뺏기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략하는 시대적 배경이다. 그때 우리나라를 일본에 저항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장군도 아니고 왕도 아니었다. 거칠게 저항한 사람들은 농민이었고, 상인이었고, 그냥 평범한 조선의 백성들이었다.

역사는 이들의 이름을 모른다. 그러나 그 아무개들이 모여 우리 나라를 지켰고 지금

나는 대한민국에서 국권이 있는 나라에서 국민으로 살고 있다.

책소개

길을 잃고 방황 할 때마다 나는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

이 책은 수백 년 전 이야기로 오늘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실용적인 역사 사용설명서로 저자가 역사에서 찾은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을 통해 역사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으로 한국사와 세계사를 넘나들며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를 뽑아내고, 자신만의 궤적을 만들며 삶을 살아간 이들을 멘토로 소환한다.

 

쓸데없어 보이는 것의 쓸모

역사는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입니다. 수천 년 동안의 사람 이야기가 역사 속에 녹아 있어요. 그중에 가슴 뛰는 삶을 살았던 사람을 만나 그들의 고민, 선택 행동의 의미를 짚다보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게 바로 역사의 힘입니다.”

삼국의 역사를 배울 때 우리는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를 비교해서 배운다. 하지만 정확하게 내용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삼국사기는 사실을 시간 순으로 기록한 책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일연스님의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의 큰 차이점은 삼국사기에는 단군신화가 쓰여 있지 않고, 삼국유사에는 단군신화가 쓰여 있다는 것이었다.

삼국유사는 민담, 전설 등 정식으로 역사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적은 책이다. 버려진 것들을 모은 역사책 인것이다.

쓸데없어 보이는 이 책은 일제강점기에 단군을 모시는 대종교가 창시되어 신자들이 독립운동에서 주도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였고 

일제강점기와 비슷한 원나라 간섭기를 겪은 일연스님이 민족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기 바랐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이야기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한 것은 물론, 괴로운 시대를 버틸 수 있는 힘과 에너지가 된 것이다.

단순히 역사는 과거의 시간의 흐름만 기록한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겪은 사건과 인물의 기록이고 수많은 사람의 삶과 그 과정에서 형성된 문화의 흥망성쇠가 담겨있다.  요즘은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거 배워서 뭐 하려고라고 묻는 사람도 있고, 역사를 입시와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이 시대에 왜 역사를 배워야 할까? 그게 무슨 쓸모가 있을까? 

나보다 먼저 살아온 이들이 내 삶을 구성하는 주변의 모든 것이 역사와 함께 발전했다. 즉, 역사를 통해 쓸데없어 보이는 내 인생을 좀 더 쓸모 있게 정의할 수 있게 해주지 않을까?

역사가 내게 가르쳐준 것들

"누구의 주장이 옳고 그른가를 판단하는 일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은 상대가 왜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를 해하려 보는 일입니다.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서로의 시대를, 상황을, 입장을 알게 된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관점도 달라질 것입니다."

세종대왕의 한글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 한글이 있으므로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문맹률은 최저다. 한글 창제는 세종대왕이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나 다름없다. 지식의 독점은 기득권세력의 소수가 무지한 백성인 다수를 지배하기 위한 장치이다. 지식이란 게 곧 글을 읽고 쓸 줄 알아서 책이나 문서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순응하며 살아왔던 백성들은 기득권의 잘못을 알게 되고 비판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백성의 사랑하는 마음으로 더 발전된 방법으로 농사를 지어 수확량이 많아져 풍요롭게 살기를 원했다. 이를 통해 진정한 창조는 어떤 것인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자유로워지고 편안해질까를 고민하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한 창조만이 한글처럼 오랜 시간 생명력을 가지고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며 세상을 바꿔나갈 테니까.

 

한 번의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

"인기 스타처럼 떠오르는 동시대 인물을 멘토로 삼는 대신 역사에서 롤모델을 찾아보면 어떨까요? 전 생애를 통해 우리에게 조언을 건네는 그들이 흔들리고 무너지기 쉬운 인생길에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입니다."

독립운동가 박상진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는 판사였다. 조선의 최고 엘리트였다. 하지만 평양 법원으로 발령까지 받았지만 사표를 낸다. 이유는 우리나라가 국권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은 엘리트를 회유했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호의호식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상진은 누가 봐도 가시밭길로 향했다. 그는 열심히 공부해서 원하는 직업을 얻었는데 그 직업을 포기했다. 일제강점기에 판사로 일을 한다면 누가 죄인으로 오겠는가? 일본에 저항한 조선인들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징역과 사형을 선고해야 하는 그럴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법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늘 당하고만 사는 평범한 이에게 도움을 주고, 정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하는 사람이 되려고 판사가 된 것이라고 그게 그의 꿈이었다고. 그의 꿈은 판사라는 명사가 아니었다. 동사의 꿈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짜 꿈을 위해 나아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의사, 선생님, 판사 등 명사로 그 꿈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박상진을 통해 꿈은 어떤 게 되는 게 아니라 내 행복과 소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나이 40. 아직도 이룬 것도 없고, 많은 방황을 하고 있지만 내 행복을 위해 동사의 꿈을 꾸려고 한다. 한 번의 인생 

마지막까지 꿈을 꾸며 그 꿈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려고 한다.

 

인생의 답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우리는 늘 불안해합니다. 이 시대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역사를 공부한 사람은 긍정적으로 답할 겁니다. 과거보다 현재가 나아졌듯이 미래는 더 밝을 거라고. 나보다 우리의 힘을 믿으며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면 된다고 말이죠"

경주에는 최부자댁이라고 있다. 이들은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가 가훈인데 100리면 40km이고 경주 전체나 마찬가지이다.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보기이다. 

이들은 12대를 걸쳐 만석꾼의 지위를 유지한 집이다. 하지만 집의 현판에는 '큰 바보가 사는 집'이라는 뜻의 '대우 헌', '재주가 둔하여 으뜸가지 못하고 버금감'이라는 뜻의 '둔치'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이는 겸손이 생활화가 되어서 그런 게 아닐까 저자는 추측한다.

우리는 겸손이 스스로를 낮춰 남을 높인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것을 미덕이라고도 생각한다. 서양에서 과한 겸손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적응을 못하는 것을 보았다. 내가 한 것도 남이 한 것처럼,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그런 태도들이 철저히 개인주의인 서양에서는 그 조차도 부담스럽게 여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부자댁의 겸손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 같았다. 최부자댁의 겸손은 작은 관계라도 소홀히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나누는 것인 듯하다. 이 의미로 우리가 겸손을 갖춘다면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보다 나를 아껴주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고 내 인생도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